
건강검진 결과에서 ‘크레아티닌’이나 ‘eGFR’이라는 항목을 보고 신장 기능이 나빠진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분이 많습니다. 특히 eGFR이 60에 가깝거나 정상 범위 표시에서 벗어나면 큰 질환부터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신장 상태는 한 번의 숫자만으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크레아티닌과 eGFR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전 검사와 비교해 어떻게 변했는지, 소변 단백이나 혈뇨가 함께 나타나는지를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크레아티닌 수치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크레아티닌은 근육 활동 과정에서 생성되는 노폐물입니다. 대부분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되므로 혈액 속 크레아티닌 농도를 이용해 신장의 여과 기능을 간접적으로 살펴봅니다.
일반적으로 신장 여과 기능이 떨어지면 혈중 크레아티닌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다만 근육량, 나이, 식사, 영양 상태, 일부 약물 등의 영향도 받을 수 있어 수치가 조금 높다는 이유만으로 신장질환을 확정하지는 않습니다.
근육량이 많은 사람은 비교적 높게 나타날 수 있고, 반대로 근육량이 적은 고령자에게서는 신장 기능이 저하됐어도 크레아티닌이 정상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크레아티닌만 보지 않고 eGFR을 함께 확인합니다. 미국신장재단은 크레아티닌이 식사와 근육량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eGFR, 사구체여과율이란?
eGFR은 ‘추정 사구체여과율’입니다. 신장이 일정 시간 동안 혈액 속 노폐물을 얼마나 잘 걸러내는지를 크레아티닌, 나이 등의 정보를 이용해 계산한 값입니다.
성인의 eGFR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구분합니다.
- 90 이상: 정상 또는 높은 여과 기능
- 60~89: 약간 감소한 범위
- 45~59: 경도에서 중등도 감소
- 30~44: 중등도에서 중증 감소
- 15~29: 심한 감소
- 15 미만: 신부전 가능성을 평가하는 범위
그러나 eGFR이 60~89라고 해서 곧바로 만성콩팥병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단백뇨나 혈뇨, 영상검사 이상처럼 신장 손상의 근거가 함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로 eGFR이 90 이상이어도 소변에서 알부민이 지속해서 검출된다면 신장 손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혈액검사와 함께 소변 단백 또는 소변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을 확인하는 이유입니다.
한 번 낮게 나왔다면 만성콩팥병일까요?
만성콩팥병은 신장 구조나 기능의 이상이 일정 기간 지속되는 상태입니다. 국제 진료지침에서는 신장 이상이 최소 3개월 이상 지속될 때 만성 여부를 판단하도록 합니다. 따라서 한 번의 낮은 eGFR만으로 만성콩팥병을 단정하지 않습니다. KDIGO 2024 만성콩팥병 진료지침
검사 당시 수분 부족, 발열이나 감염, 심한 운동, 최근의 고기 섭취, 복용 중인 약물 등이 결과에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이전 건강검진 결과와 비교하고 필요하면 일정 기간 후 재검사를 받아 변화 추세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추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결과지를 그대로 넘기지 말고 의료진과 상담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 eGFR이 60 미만으로 확인된 경우
- 이전 검사보다 eGFR이 계속 낮아지는 경우
- 단백뇨나 혈뇨가 함께 나온 경우
- 거품뇨, 부종, 소변량 변화가 반복되는 경우
-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는 경우
- 신장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신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을 복용하는 경우

신장 건강을 지키는 생활관리
고혈압과 당뇨병은 만성콩팥병의 주요 위험 요인이므로 혈압과 혈당을 꾸준히 관리해야 합니다. 짠 음식과 가공식품을 줄이고, 흡연을 피하며, 자신의 상태에 맞는 운동과 체중 관리를 이어가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진통소염제나 건강기능식품, 단백질 보충제를 장기간 복용하고 있다면 임의로 끊기보다 의료진에게 복용 목록을 보여주는 것이 안전합니다. 신장질환이나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물을 무조건 많이 마시는 것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수분 섭취량도 개인 상태에 맞춰야 합니다.
건강검진의 신장 수치는 질병을 확정하는 숫자라기보다 몸의 변화를 알려주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한 번의 결과에 지나치게 불안해하거나 무시하지 말고, 이전 수치와 소변검사 결과를 함께 확인해 보세요.